GS25 편의점에서 알바를 시작한지 한 달하고 일 주 정도가 됐다.
담배 위치를 잘 몰라 아저씨들의 한숨을 듣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포스기와 마음의 교감을 나누기도 하는 어엿한 편순이가 됐다.
2년 반 동안의 대학생활 동안 탐앤탐스 카페, 파리바게트 빵집, 대학가 PC방, 과외 등 다양한 알바를 거친 나름 경력자로서 첫 편의점 근무 후 한 달 동안의 소회와 후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새학기를 맞아 아르바이트를 구하려고 하는 학생들도 많을 듯한데,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글의 목적 중 가장 큰 부분이다.
1 편의점, 꿀알바인가?
이 질문에 예 혹은 아니오라고 대답하라고 한다면, 나는 '예 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유는 크게 다섯가지다.
1) 더럽거나, 험한 일을 겪는 경우가 거의 없다
2) 고용주 혹은 상사 없이 혼자 일한다
3) 거의 모든 것이 전산화되어 있다
4)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
5) '폐기'가 나온다
장점만 가지고 꿀알바라 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사실 편의점 알바에는 큰 단점이랄 것이 없다.
위 장점들이 작은 단점들은 거의 다 상쇄해준다고 볼 수 있다.
단점이 아예 없는 알바는 없으니 그 부분은 후술하려 한다.
평소 내가 자주 느끼거나 다른 타임에 일하는 동료들과 이야기하면서 나온 장점들을 모아 적어
객관성을 갖추려고 노력했다. 아마 크게 빼놓은 것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프랜차이즈라도 어디까지나 '매장 by 매장'이다. 내 말만 100퍼센트 믿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그 점을 주의해서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1) 더럽거나, 험한 일을 겪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는 나처럼 체력이 뛰어나지 않거나 비위가 약한 사람들에게는 아주 큰 장점이다.
편의점에서는 가장 더러운 일이라고 해봤자 음식물 통 비우기 정도다.(이마저도 내가 근무하는 매장의 경우 야간 근무자 담당이다) 다른 쓰레기는 평소 분리수거하듯 버려 힘들 것이 없다.
잘 포장된 상품을 날짜에 맞춰 진열하고, 손님이 구매하면 계산 후 봉투에 담아드리는 것이 업무의 99.9%다.
사견이지만 이때문에 알바 경험이 많이 없는 초심자들이 하기에도 괜찮은 알바라고 생각한다.
물론 진상 손님이 없을리는 없다. 시비, 반말, 동전 던지기... 천태만상 진상들도 간혹 만난다.
또 취객 부분에서 야간 알바는 더 위협을 느끼며 근무하는 것이 사실이나,
이 글은 주말 오후 타임의 관점에서 쓰여졌기에 1번 장점을 이것으로 꼽았다.
2) 고용주 혹은 상사 없이 혼자 일한다
-생각이 다른 분들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고용주 혹은 상사 없이 일하는 건 정말 큰 장점이다.
긴장 정도부터가 다르고, 잠깐 실수를 하더라도 덜 당황하게 된다.
아마 편의점에서 일하게 되면 특별한 날이 아니고서는 혼자서 일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항상 CCTV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성실하게 임할 것 +_+
3) 거의 모든 것이 전산화되어 있다
-GS25의 전산 시스템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재고관리, 폐기등록, 계산, 택배 등록 등등 모든 과정이 전산으로 물 흐르듯 이루어진다. 특히 알바들의 골머리를 앓게 만드는 멤버십, 통신사 할인, 행사 상품 등이 바코드만 찍으면 자동으로 처리돼 알바들의 할 일은 바코드를 빠르고 정확하게 찍는 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증정품이 있는데 등록하지 않으면 아예 계산이 되지 않는 시스템은 천재적이라고까지 생각했다. UI 역시 깔끔하고 편리하다.
4)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
-제목 그대로다. 물건 정리와 계산이 업무의 거의 전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말을 많이 할 일이 없는 알바 중 하나가 편의점 알바다.
나는 특히 성대가 많이 약한 편이라, 설명이 많이 필요한 일은 하기 어렵다고 느꼈는데
편의점은 손님들의 문의사항도 적은 편이기 때문에 이 점이 참 좋다.
5) '폐기'가 나온다
-폐기는 간단히 말해 유통기한이 당일까지인 식품들이다.
보통 유통기한이 끝나는 시간 혹은 날짜가 되기 전 30분 전쯤에 알바들이 수거해 '폐기등록'을 한다.
아마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알바들에게 폐기를 자유롭게 가져가도 된다고 할 가능성이 많다.
식비 한푼이 아까운 자취생 입장에서 이 폐기들은 편의점 알바의 특권처럼 느껴질 정도다.
한달동안 수많은 폐기들을 만났는데, 샐러드, 핫바, 요구르트, 우유, 닭발 등 종류도 다양했고
한끼를 뚝딱 해결할 수 있어 생활에 쏠쏠한 도움이 됐다.
2 그래도 단점이 있긴 할 것 아니오
편의점 알바'만의' 단점(?)이라고 하면 역시 '시재점검' 아닐까 싶다.
*시재점검이란?: 돈 통에 들어있는 현금이 포스기가 계산한 현금과 일치하는지 직접 세서 확인하는 것
물건 바코드를 찍은 후 손님이 현금결제를 원하실 경우, 포스기에서 '현금' 버튼을 누르게 되는데,
현금의 경우 돈을 실물로 받기 때문에 포스기가 계산한 것과 실물 돈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시재점검이라고 하는 것이다.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보편적으로 출근 직후, 퇴근 직전 한 번씩 시재점검을 하는데,
현금, 특히 동전이 많을 경우 세는 과정이 꽤나 까다롭고 실수할까봐 신경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시재점검을 했는데 소위 '빵구'가 날 경우, 배상해야 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현금 결제시 항상 유의하자.
이 이외엔 큰 단점으로 꼽을 만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3 주말 오후 타임이 하는 일과 특징
혹시 블로그 독자분 중 GS25 편의점의 주말 오후 타임에 지원했거나, 근무할 예정인 분들을 위해
주말 오후 타임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려드리려고 한다.
주말 오후만의 특징은 손님이 많다는 것이다. 주로 오후 3~4시 이후에 근무를 시작해 오후 11~12시 사이에 퇴근할 가능성이 많은데, 늦잠을 잔 손님들까지도 모두 나와 먹거리나 술과 안주를 구매해가는 시간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문에 다른 여타 잡일들을 부여받지 않을 가능성 역시 높다.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나만 너무 많이 일한다는 느낌이 들거나 하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
4 GS25 알바에게 드리는 팁
1) 지점의 위치와 크기, 생각보다 중요하다
크기가 왜 중요하냐면 사실 간단하다. 매장 면적이 넓으면 상품이 많이 들어오고, 진열하기 더 힘들다.
다음으로 지점의 위치는 유동인구와 관련이 있다. 알바 입장에서는 손님이 아예 없어도 안 되겠지만
너무 많으면 꽤 힘들다. 유동인구가 지나치게 많은 곳(예: 번화가, 대학가)은 피하는 것이 가장 좋다.
나 같은 경우 주상복합 형식의 아파트 상가에 있는 매장에서 근무중인데, 위치 면에 있어 크게 '꿀'도, 크게 '헬'도 아닌 '평균'이라고 말하고 싶다.
2) (어떤 알바나 그렇지만) 점주가 누구냐도 중요하다
이건 너무 당연한 얘기인가 싶어 적을까 말까 했지만, 면접을 보면서 점주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편의점의 장점 중 혼자 근무한다는 것이 있지만, CCTV가 굉장히 많이 설치돼 있기 떄문에
깐깐한 점주의 경우에는 CCTV를 세세하게 체크해 트집을 잡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육체적으로보다도 정신적으로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니, 사전에 잘 파악해보자.
나는 운이 좋게 좋은 점주를 만나 시급도 최저시급보다 몇백원 더 받고 있고,
음료수나 간식 등 여러 편의를 제공받고 있어 몸은 가끔 힘들어도 높은 만족도를 유지하며 근무중이다.
3) 포스기 사용법과 담배 위치 등 업무에 필요한 정보는 꼼꼼히 메모해서 확실히 외우자
나는 알바도 엄연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직업인으로서 직업 윤리는 1번으로 둬야할 덕목이다.
편의점 알바가 그리 고난이도가 아니다보니 일을 배울 때 건성으로 배우기 쉬운데,
다양한 손님들이 오는 곳이 편의점이다보니 바쁘거나 피곤하면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책임소재 등을 예방하기 위해
각 매장별로 조금씩 다를 수 있는 업무 관련 정보들을 빈틈없이 메모하고 책임감있게 근무하는 것이
편의점 알바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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